한문장의 글감이 떠올라 펜을 들었다. 아니, 정확히는 휴대폰을 들었다. 벚꽃이 피어나듯 무성하게 가져다 붙인다. 다 쓰고보니 벚나무에 매화가 보인다. 개나리, 달맞이꽃도 자라나있다. 신경이 너무 쓰여 조심스레 모양을 다듬어본다. 입김을 불어 연분홍빛 색을, 손으로 어루만져 벚꽃모양을. 아, 이제 벚나무같구나.
희미해진 꽃잎 너머 하얀 동산 추억으로 물들고, 오색 찬란 과거는 하얗게 바래어, 마지막의 파랑새는 그 꽃잎 한장 물고 떠난다 비가오면 파랑새는 비에젖어 파란껍질을 벗어내고, 추억으로 물든 동산은 파란 껍질로 뒤덮인다 하얗던건 과거 뿐
- 자해, 자살, 우울증 등의 트리거 요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손가락 사이사이 머리카락이 엉겨붙듯 검은 자락들이 휘감였다. 이내 팔을 타고 올라와 목을 휘감았다. 내 눈을 가려버린 자락들이 주위에서 웅성거렸다. 이명은 금세 날카로운 칼이 됐다. 손에 잡히고 자락들을 끊어버림과 동시에 붉은 길을 내었다. 눈을 감고 그 길을 걸으며 마음에 집중하다 보면 끊어...
- 자해, 자살, 우울증 등의 트리거 요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손은 거칠게 받아들였지만, 목은 그렇지 않았다. 부드럽다 못해 따뜻하게 느껴졌다. 눈을 감고 몸의 힘을 아래로 흘려보낸다. 내가 원하는 세상은 더 이상 없다. 희망도 시작도 끝도 이젠 필요가 없다. 오직 밧줄에 몸을 맡김에 내 세상은 만들어지고, 열린다. 아래로 흘려보냈던 힘이 다시 위로 솟구...
꽃잎 몰아치는 호수에서 뱃사공은 길을 잃었다. 계속해서 불어오는 향기는 그의 정신을 아득히 떨어지게 하였다. 그리곤 오로지, 꽃잎이 불어가는 방향으로 이끌었다. 손에 쥔 노가, 손에 박힌 굳은살이 찰나의 기록으로 바뀌어 흘러내렸다. 그가 살아온 기억을 누군가 흝는 듯 바람이 뱃사공의 주위를 흐트려감았다. 향기는 그의 눈을 감기며 촉각만을 내세우길 바랐고, ...
- 자해, 자살, 우울증 등의 트리거 요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차디 찬 동굴안이 얼마나 괴로운지 아는가. 박쥐조차 벌레조차 다니지 않는 작은 동굴안에서는 메아리도 울리지 않는다. 아무것도 생겨나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는다. 그저 이곳에는 나를 적시고있는 물과 나 뿐이다. 동굴의 입구는 이미 무너져버린지 오래, 들어낼 수 있는 바위들이었...
- 자해, 자살, 우울증 등의 트리거 요소가 있을 수 있습니다. 거리감이 느껴지는 그림자 뒤에 웅크려 눈을 감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리라는 생각과 다르게 뻗어나가는 작은 생각의 불씨는 어느 새 작은 칼이 되어 손에 쥐어졌다. 손에 꼭맞는 이 작은칼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누구를 향한 것인가. 비어있는 다른 손목이 아우성쳐 내새웠다. 사각 사각 예상과 다른...
잘 못쓰지만 글쓰는게 좋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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